2010

10월

19

개발자의 마인드 퇴보는 제품의 퇴보.

메신저로 파일을 전송하려는데 에러가 발생했습니다.
동일한 버전이 아니므로 파일을 받을 사용자의 메신저를 업그레이드 하라는 친절한 안내문을 해맑게 바라보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되도록이면 하위버전하고는 어느정도 호환성을 유지시켜줘야지 버전업 됐다고 하위버전 사용자들과 파일전송을 막아버리다니, 무조건 자신들의 최신 버전만 사용하라는 강요네 이건.’
내 말이 끝나자 마자 건너편에 있던 개발자가 시니컬 하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하위버전까지 다 신경써가면서 개발하기가 쉬운 줄 알아요?’
(정확하게는 이 말이 아니였지만 이런 내용의 말이었습니다.)

몇일 지나지 않아 아이패드에 대한 이야기가 회사 회식장소로 가면서 차 안에서 있었습니다. 개발자가 아이패드가 왜 필요하냐고 묻더군요.
아들 책도 보여주고 .. 등등 한 두가지 내용으로 대꾸를 했습니다. 귀찮았거든요. ㅡ.ㅡ;

‘그냥 컴퓨터 켜서 보여주면 되잖아요.’
(사실 내가 뭘 사서 무엇으로 사용하든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이해를 할 순 없지만) 몇 마디 더 대꾸를 해줬습니다.
‘컴퓨터에 앉아있는것보다 스스로 책도 넘기고, 이런 앱이 나오면 아이가 이런식으로 체감할 수 도 있고 등등 궁시렁~ 궁시렁~’

사실 입으로는 대꾸를 했지만 이 두가지 단적인 부분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품이 존재하는것은 쉽습니다.
기획과 디자인과 개발만 있다면 제품은 말그대로 탄생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마케팅을 통한 제품의 판매와 활용이 이루어지겠죠? 하지만 이와같은 생각은 무섭습니다.

1. 서비스의 무시는 사용자 무시.

제품을 생산은 하지만 생산되었던 제품과 버전업 된 제품사이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이른바 부품만 갈아끼우고 A/S라 말하는 현재의 기업마인드와 무엇이 다른가요?

새버전의 제품에 몸값이 금값인 연예인(?)을 내보내는것 보다
이전버전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의 버그픽스나 펌웨어 업데이트등을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제공한다면 누구폰이니, 누가 사용하는 제품이니 하는 연예인 마케팅의 파급력보다
장기적으로 그 제품을 만드는 업체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연예인을 광고로 내보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이득입니다.

초기버전부터 꾸준하게 몇년간이나 OS업데이트를 해주는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한 사람들은 다른제품으로 넘어갔더라도 언젠가는 내가 구매한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서비스를 해주는 애플의 제품으로 돌아 올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나요?
높은 재구매율을 보면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알 수 있습니다.

한가지만 생각해보겠습니다.
불과 작년에 “아몰레드~ 아몰레몰레몰레~” 하며 설레발 끝장나게 치던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제품이 가진 버그를 수정한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었는지 물어보고싶습니다.
안그래도 업데이트 조차 힘든 그들의 제품을 왜 이렇게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어놨나만 깨닫게 하는 계기만 될 뿐입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1세대부터 4세대 사용자를 아우르는 몇년간 아이튠즈 하나 있으면 걱정없이 OS의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씩 이전버전들의 지원이 부분적으로 중단되긴 하지만 그것은 그 제품의 성능과 기능에 관련되어 중단되는 것이지 정치적인 (?) 중단은 없습니다. 그 기기가 지원할 수 있는 기능까지는 업데이트가 가능하니까요.

2. 사용자는 언제든지 개발자 위주의 제품을 버릴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다.

아는 동생이 웹하드 서비스 업체에서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이미 몇 군데 징하게 옮겼다. 능력 좋은 쉑히)
이녀석에게 클라이언트를 설치하면서 불편한 이런저런 기능을 빼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죠.
가령 눈에 잘 띄지도 않는 협력업체의 툴바설치 체크 옵션을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진행과정에 넣어달라는 것이나, 다운을 받고 프로그램을 종료하면 메모리에 상주하지 않고 메모리를 반납하게 해달라는 등의 지극히 사용자로서 주장할 권리를 이야기 했었습니다.

돌아오는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 그럼 다른업체거 써. 우리만 그러는 줄 알아? ”

다들 그렇게 제품을 만듭니다. 하지만 그게 결국 모이지 않고 결정한 담합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은 업체가 나온다면?
그래도 사용자가 울며 겨자먹기로 버텨가면서 사용해 줄 것이라 생각하나요?

벅스뮤직은 액티브엑스를 걷어내고 OS와 브라우저에 상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였습니다.
(http://www.bloter.net/wp-content/bloter_html/2010/04/29734.html)
물론 아직 결제에 관한 부분은 active-x가 필요합니다. 언제까지 카드사가 여러가지 이유(?)로 active-x를 고집할지는 모르지만.

음원서비스 업체가 모두 Active-x의 개발상의 편의에 빠져 나태해 있을때 벅스뮤직이 시작한 컴퓨터 사용자들에 대한 배려가 가질 수 있는 이익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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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는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합니다. 개발자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지 않습니다.
업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위한 제품과 그로인한 수익을 생각해야만 합니다.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다음의 한메일 우표제를 들 수 있겠죠.
수익성과 스팸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우표제를 실시하였지만 결국 다음은 수많은 유저를 잃고 지금의 위치로 추락하였습니다. 만약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제대로 대응책을 찾았다면 돌이킬 수 없는 지금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용자는 자신에게 돈과 시간을 지불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업이 보수적이고 사용자들에게 귀기울이지 않는 지금의 생산방식을 계속 취한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세계적인 제품은 나오지 않을것 입니다.

  • sdfw

    개발자 마인드는 무슨….

    한국 IT생태계에서 개발자 마인드는 그냥 닥치고 야근 잘하기.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기. 갑의 요구는 언제든지 수용.

    이런 생태계에서 개발자가 날고 기고 해봤자 좋은 제품은 나올 수가 없음.

    • 페이퍼북

      네 맞습니다. 저도 그런 환경에서 근무를 합니다. 그리고 제가 드리는 말씀은 업무환경과 기업문화와는 상관없이 마인드 자체를 말씀드리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