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월

13

구글 크롬OS에 대한 개인적 단상.

구글에서 크롬OS를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글의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고 또한 관심도 많다보니 이번 발표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물론 정독하는 수준이 아니라 관심을 많이 가졌다는 정도 입니다.
지금부터는 크롬OS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어떤 전문적인 식견도 없는 저로서 혼자 펼치는 상상의 나래 입니다. 날아라 훨훨~ 깔깔깔~ ( … )

꽤 오래전에 ( 10년 이전 같습니다.) 앞으로 컴퓨터는 제가 처음 통신을 했던 시절처럼 단말기 형태로 가고, OS와 응용프로그램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읽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환상적이고 멋진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 지금도 환상적이고 멋집니다. )

저는 온라인도 믿지 않습니다.

광파리님께서 번역하여 올리신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크롬 OS 담당 선다 피차이 구글 VP는 크롬 OS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OS의 차이점을 분석하면 구글의 크롬 OS 비전을 이해할 수 있으며, 사람과 컴퓨터 간의 관계를 컴퓨터 설계에 반영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기존 OS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믿을 수 있고 유저도 믿을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한다”, “이런 전제는 잘못된 것으로 판명이 났다.” 피차이의 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크롬 OS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이든 유저든 믿을 수 없다고 전제한다. 애플리케이션이라곤 브라우저 하나밖에 없다. 이런 전제로 출발하면 멀웨어 공격을 막기가 더 쉬워지고 유저가 자기 컴퓨터를 직접 관리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크롬 OS는 자동으로 다운로드 하고, 자동으로 업데이트 하고, 웹에서 내려받은 데이터를 OS에서 격리된 안전한 곳에 보관한다.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데이터를 제외한 (정확히는 데이터도 웹상에 동기화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든것을 구글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누릴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결국 구글이 신뢰하지 않는 모든것을 사용자가 신뢰하지 않으면서 구글만은 신뢰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저 역시 구글의 많은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구글을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지메일에서 받은 메일을 볼 때 뜨는 광고들 중에서 우측의 ‘추가정보’ 라는 광고를 보셨나요? ( 상황에 따라 나오거나 나오지 않습니다. ) 여러분이 읽고 있는 메일과 관련된 광고가 뿌려지는 것 을 알 수 있을것입니다.

지메일은 최소한 제목이라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 입니다. ( 저는 이 문제로 인해 지메일을 버릴 생각을 어느정도 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옥션을 통해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1천만 명이 넘는 숫자인데, 우리나라 인구의 1/5 의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 실제 경제활동을 하는 주축의 개인정보일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그 피해는 더욱 심한 것 입니다.

다음은 어떤가요? 내부적인 실수만으로도 수많은 사용자의 메일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사고도 경험했습니다. 개인정보보다 그 심각성의 경중을 따질 수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생활의 노출 ( 업무적으로 중요한 메일이라면 더욱) 이라는 측면에서는 심각한 부분입니다.

2010년 12월 13일 추가 내용
국내 포털 중 네이버와 다음의 개인정보 2900만건이 유출 됐습니다. 국민 5명 중 3명 꼴이라는군요. 결국 거의 다 유출이 되었다고 봐도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로컬에서 온라인으로 가게 되면서 편리함이 증가되었습니다. 그 편리함에 로컬 어플리케이션은 구미에 당기지 않기도 합니다. 일례로 메일이 있을 수 있겠지요, 캘린더 역시 그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다시 로컬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거의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이미 편리함을 맛보았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을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이런것들이 무료가 대부분이구요.

하지만 위에서 말한 문제가 터질경우에는 랜선을 뽑아 내 정보를 보호할 방법도 없어집니다. 오로지 구글의 막강한 방화벽을 전적으로 신뢰하여야 하며, 우리의 정보를 모니터링 하는 수준을 신뢰하여야 합니다.

제 생각에 구글이 말한 크롬 OS의 정의는 구글이 바라본 신뢰의 정의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앞서 말한데로 편리함에 한 번 빠지게 되면 어느정도의 부당함과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를 하게 되므로 데이터에만 신경쓰면 되는 컴퓨팅 환경에서 자유로울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말대로라면 데이터만은 내 컴퓨터를 신뢰해야 겠네요. (웹 상에 보관하지 않는 이상은)

물론 개인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개인컴퓨터는 파편적인 문제가 발생하지만 옥션과 다음의 경우처럼 전적으로 서비스 업체에 의지하게 되면 총체적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웹 어플리케이션이 과연 답이 될 수 있을까?

크롬 OS가 탑재된 컴퓨터는 크롬이라는 브라우저 OS만 탑재되어 있고, 구글은 크롬을 기반으로 모든 응용프로그램을 온라인 상에서 사용을 하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Google Docs 등 구글의 웹어플리케이션이 주가 되겠지만 조만간 업체들이 많은 웹앱을 쏟아내게 될 것입니다. ( 메일, 캘맅더 등도 다 웹 어플리케이션입니다만 단적으로 )


이미지 출처 : http://inside.naver.com/naverword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라이브” 같은 웹 앱도 접근이 가능하니 당연히 가능합니다. 다만 네이버 워드 같은 웹 어플리케이션은 특정브라우저에서만 동작되는, 그야말로 브라우저에 마저 종속된 문제 많은 웹앱이므로 거론의 가치도 없습니다. ( 정작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다면 별도의 설치 없이도 가능하다고 말을 합니다. ㅡ.ㅡ; )
우리가 평소에 하는 ‘적당한 수준의 컴퓨팅’은 이미 지금도 가능합니다.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웹앱으로 만들수는 없습니다. 랜선이 기가바이트를 지원하고 ISP업체가 기가바이트 회선을 지원하더라도 결국 웹은 플러그인을 벗어나서 다양한 미디어를 담고 움직이겠지만 그것이 기술적 구현방식 모두를 웹상에서 가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dobe사 에서도 Photoshop Express를 내놓았지만 플러그인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회선의 속도만 가지고 말한다면 조만간 그렇게 될 것입니다만.

온라인이 아니면 어떤것도 할 수 없는 웹 전용 OS?

크롬 OS이기 때문에 가능한 편리함 ( 사용자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업데이트, 보안 -이 보안에 대해서는 위에 언급한데로 회의적입니다만- 등 )을 제외하면 온라인이 아니면 어떤것도 할 수 없는 것 또한 크롬 OS입니다. 내가 구매한 음악파일도, 로컬에서 임시로 작업할만한 이미지 파일도 온라인으로 웹앱에 접근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사진을 보려고 해도 picasa 나 flickr 같은 이미지 사이트에 올리고 온라인으로 접근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보기조차 힘듭니다. 동영상을 지원하는 앱이 나오더라도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데이터 요금을 발생시키거나 네트워크 상태가 아니면 불가능 합니다. SD카드에 몇 개의 동영상을 담아서 다닐 수 있겠습니까?

이미 세상은 충분히 넷의 세상이 되었고 앞으로는 하나의 넷으로 이어질지도 모르지만 제가 생각하는 온라인은 온라인을 기준으로 로컬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로컬을 기준으로 온라인을 이용하는, 다만 지금의 로컬 OS 의존성이 적어지는 보조적인 세상입니다.
단말기는 좀 더 간단하고 가벼워지고 쉽게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지만 사용자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같은 구성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앱을 구동하고 온라인의 정보를 사용하기 위한 OS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것은 기술적 발전과는 별개로 선택적 사용성에 관한 부분으로 봅니다. 대표적으로 아이패드가 그 예 입니다.

제품 사용의 전제조건이 무조건 온라인이어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제약입니다.

구글의 큰 실수. 포지셔닝 – 이도 저도 아닌 얜 대체 뭐야?

결국 크롬 OS는 Netbook (이하 넷북) 수준의 사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핑을 하고 간단한 문서 작업을 하고 간단한 http 어플리케이션을 즐기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넷북보다 제약은 더욱 많습니다. 더 큰 문제는 넷북의 몰락(하지만 국내 광고에선 넷북의 시대였습니다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북은 무겁고 사용성이 적다며 Laptop (이하 노트북) 을 대체할 것으로 보였지만 노트북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했습니다. 편리한 ‘참을수 없는 가벼움’ 대신 다양한 ‘무거운 실용성’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크롬 OS는 넷북 수준보다 못한 넷북이 될지도 모릅니다.

더 심각한 것은 넷북이 밀려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아이패드 같은 Tablet PC (이하 타블렛PC)가 넷북보다 더 좋은 사용성을 가지고 사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거기에 애매하게도 안드로이드까지 있습니다.

기존의 넷북보다 훨씬 간결하고 쉽게 컨텐츠를 즐기면서, 특화된 앱을 설치하여 사용성을 극대화 하는 타블렛PC야 말로 사용자들이 노트북을 대신하여 컨텐츠를 소비하려는 욕망에 가장 근접한 디바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크롬 OS는 수많은 제약사항과 더불어 사라져가는 시장에서 웹사이트만으로 자신의 다른 OS와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온라인에서만 말입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했다면..

2011년 초가 되면 애플에서 맥용 앱스토어가 나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의 모바일용 앱이 아닌 일반 맥 OS에서 사용하게 될 앱스토어 입니다. 저는 이런 방향으로 접근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언제라도 접근이 가능하며 다양한 웹서비스에 특화된 앱으로 브라우저를 실행하지 않더라도 클라이언트만으로 더욱 즐길 수 있는 환경으로 바껴야 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용자의 데이터와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수준이 지금으로서는 적당합니다. 기반은 로컬에 두고 온라인 데이터는 백업과 이동 등 동기화를 목적으로 하고, 이를 통해 다른 디바이스에서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왜 그랬을까요?

구글의 목적은 결국 광고입니다. 이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을 하면 광고의 노출이 많이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공룡이니까요. 아마도 그래서 철지난 과일(?)이라도 시장에 내놓는것이 상관이 없는게 내심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광고시장만 넓어질 수 있다면 어떤 형태의 협력관계도 생겨날 수 있을것입니다. (아직 단정지을 순 없지만) 실패했다고 말이 나오는 소니의 구글 TV도 예가 될 수 있겠죠.

저는 사실 좀 걱정입니다. 구글이 예전의 구글이 아니라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수많은 온라인 서비스를 인수하고 별 쓸모가 없으면 버립니다. 정작 가만히 놔뒀다면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거나, 사용자가 많지 않더라도 유지가 가능한 서비스라도 그렇게 버려지기도 합니다.

요즘 구글의 행보는 묻지마 인수로 보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삼성과 같은 행보라고나 할까요? 중소 IT업체가 살아남고 좋은 서비스가 생길 수 있는 토양이 죽어가고 있는듯 합니다. 한마디로 씨를 말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예전부터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참 놀랍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만 요즘은 좀 두려운 느낌이 듭니다.

안드로이드 역시 결국은 그들의 광고밭일 뿐 정작 사용자를 위한 움직임은 아니라는것입니다. 구글이 달라지더라도 제대로 달라졌으면 합니다. Yahoo!와 MSN을 구글이 앞서리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구글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인수를 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해도 진정한 변화가 아니라면 결국 쓰러지고 말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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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타블렛PC보다 오히려 열광을 할 수 도 있습니다. 또는 어느정도 사용자층을 만들 수 도 있습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는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는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릅니다만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모든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나오지는 않습니다. 한 걸음씩 나가면서 발전을 하는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움직임은 웹OS를 통한 클라우드 컴퓨팅의 움직임이 아니라 좀 더 싸고 간단한 기존의 제품이라는 느낌입니다. 아이디어 상품을 보는 느낌입니다. 구글의 광고시장은 더 커질지 모르겠지만 사용자들 에게는 의미없는 제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포스팅을 하면서 공각 기동대가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넷에 접속은 하지만 의체가 중심이 되는.. 내용과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요. 가끔 공각 기동대를 생각하면 ” 저 때까지 살다가 죽지는 말아야지” 합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