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4월

03

국내에서 구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없는 이유 – 만우절에 대처하는 구글의 자세

구글 검색 옵션에 새로운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Nose 베타” 입니다. 검색한 내용에 대한 냄새를 제공하는 검색 입니다. 꽤 오래전에 앞으로 TV가 발전할 방향 중에 냄새를 나게 하는 TV에 대해 읽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지금처럼 스마트 티비라는 말이 있기도 전이고.. 한 10년 정도 된 것같습니다). 전쟁 영화를 보면 실제로 화약 냄새가 나고, 자연이 배경일 경우에는 숲 속 향기가 나는, 좀 더 현실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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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해결 과제는 냄새를 만들어내기 위한 재료를 최소한으로 만들고, 상용화 되면 그것을 사용자가 구입해서 갈아 끼워야 하는 것 등이었습니다. 요즘은 정수기 코디 서비스도 있으니 가능하겠지만 요. TV에는 적용이 힘들더라도 영화관에서는 좀 더 생생한 영화를 위해 이렇게 할 수 있다면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구글에서는 특정한 기기나 캡슐 같은 것이 필요 없이 검색한 내용에 대해서 냄새를 제공해준다는 것입니다. 깜짝 놀랬죠.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 옛날에 읽었던 냄새나는 TV가 구글에서 현실화 되는 것인가?’ 라며 동영상과 설명을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사실 동영상을 보기 전에는 냄새를 낼 수 있는 기기를 구입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보조 장비도 없이 가능하다는 것에 너무 놀랬습니다.

저는 동영상에 나오는 대로 해보았지만 냄새가 나지 않더군요. 뭔가 실수를 했나 싶어서 모니터에 더 바짝 다가가서 냄새를 맡았습니다. 냄새가 나지 않아서 문제 해결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야 제가 무엇을 실수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맨 아래에 해결 방법이 나와있었습니다. “만우절입니다.” 순간 웃음이 터져나오면서 ’그래, 아무 장비도 없이 어떻게 냄새를 나게 해? 내 처음 생각이 맞았네’ 라고 생각했지만.. 저는 이미 모니터와 일체가 되는 거리에서 코를 벌렁거렸던.. 놈입니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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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을 위한 구글의 노력.

당당히 자신들의 검색 서비스에 “Nose 베타” 라는 항목을 넣고, 그것에 대한 랜딩 페이지를 만들고, 심지어 첨부한 동영상을 보면 ‘구글이 엄청난 사고를 또 쳤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위의 동영상이 어딜 봐서 만우절을 위해 만든 동영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나요? 하지만 구글은 만우절에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갈 수 밖에 없도록 정말 철저한 준비를 하고 정성을 들였습니다. 코를 들이대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젠..

회사의 입장에서 이것은 과연 회사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만우절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인 것은 아닌가요? 생산적이지 못한 이벤트에 이만한 정성을 들일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팀을 만들어 이것을 하겠다고 하면, 단지 하루만 올렸다가 내릴 사이트를 위해 온갖 정성을 들이고 사용자들의 정보를 받아내거나 선물 이벤트로 회사의 이미지를 재고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것을 승인할 회사가 있을까요?

그래서 구글이 가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거나, 구글은 달라 라는 말을 듣게 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고, 이런 생각을 실행할 수 있고, 이것을 위해 시간을 투자할 수 있고, 이것을 당당히 자신들의 검색 서비스에 달 수 있는 그들의 문화가 구글을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식 공휴일에서도 제외된 한글날 그들의 로고를 바꾸고, 특정한 기념일에 그들의 로고를 바꾸는 모습을 정작 우리나라 서비스 업체들은 어디에서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해외 기업인 구글이 먼저 그렇게 했고, 그 후에야 그런 특정한 날이 되면 흉내나 내는 수준이었죠. 적어도 지금 우리의 포털들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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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쓸 데 없는 생각’에 그 아까운 시간을 쏟아부어도 되는 곳이기 때문에 쓸 데 없는 생각들이 모여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 생각들이 존중 받거나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발전을 해왔습니다. 자유로운 상상과 그것을 공유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금의 구글이 있게 되었습니다 (요즘 정신줄 살짝 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구글은 지금도 더 많은 직원들이 더 만나고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디어가 나오니까요.

 

업무 외에는 눈치를 보게 하는 재벌 기업들의 노력.

업무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감시를 하고, 공인 인증서를 사용하면 그것을 통해 그 사람을 감시하고, 자주 가는 사이트가 어디인지 체크를 하고, “업무와 관계 없는 사이트 입니다” 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의 행태이고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아까운 시간을 업무 외 다른 곳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노력입니다.

각 팀 별로 자기들 잘못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나중에 책임을 지지 않을 방법을 찾기 위해 책임 전가와 업무 분담에만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나와는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교류 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도 없습니다. 디자인은 디자인만 하면 되고 개발은 개발만 하면 되나요? 그게 2차 굴뚝 산업 시대의 폭포수 공법입니다. 엄청난 결함이 있더라도 나는 내 할 일만 묵묵히 하면 되는 시스템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얼마나 불편할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들은 이야기 입니다만 어떤 기업 본사 지하에는 예전 스티브 잡스가 사업을 시작했던 차고를 그대로 재현해두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제품 개발을 시킨다고 합니다. (들은 이야기라서 딱 삼성이라고 말을 못하겠네요.) 전에도 말했지만 PC를 들고 정문을 들어섰다가 바로 뒤로 한 발 물러나도 그 PC는 포맷을 해야 나갈 수 있습니다. (이건 사실입니다. 더 기가 차는 이야기는 다음에 해드리죠) 그러니 일본 베껴서 따라잡고 나니 이젠 미국 베끼는 것 밖에는 못하죠.

구글은 매니저가 팀원과 미팅을 하기 위해서는 팀원이 비는 시간을 체크 하고 그 시간에 미팅을 한다고 합니다. 일하다가 팀장이 부르면 하던 일 멈추고 뛰어가서 회의의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자리에 앉아 있다가 나와야 하는, 그러나 내가 맡은 일은 밤을 새더라도 네 책임이니 끝내야 하는 이 능률적인 시스템에서 왜 좋은 서비스들이 나오지를 못하는지 생각은 하기나 할까요?

그 사람의 스케줄은 모든 윗사람들의 스케줄보다 못한 것인 건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스케줄이 남에 의해 좌우되면서 제대로 된 결과물을 바라는 것은 정말 횡포가 아닌가요? 그것에 대해 항의를 하는 것에 왜 눈치를 봐야 하고, 동료들도 그 사람을 꺼리게 되나요? 왜 일잘하는 직원이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성공하고 대접을 받나요?

계열사 사람이 그랬답니다. “내가 술만 잘 마셨어도 본사로 갈 수 있었는데.” 이게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의 현실입니다. 이게 우리나라 재벌 기업에 다니는 시퍼렇게 젊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입니다. 그러니 기업이 잘못을 하든 말든 그 곳에 다닌다는 것만 자랑하고 잘난 채 할 수 밖에 없죠. 영혼이 없어지니, 그리고 그것을 모르게 되어가니 발전이 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 술만 잘 마시면 본사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있는 회사에서 누가 일을 위해 노력을 할까요? 전공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유명 대학의 사람을 뽑아 전공과 상관 없는 곳에 배치하여 일을 시키는 시스템에서 우리는 구글의 시스템을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우절을 맞아 사용자들을 엿 먹이려는 계획과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그들의 자세는 그들의 상상력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그 상상력은 구글의 상상력 입니다. 자유로운 상상이 가지는 힘을 회사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언제 우리에게 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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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비단 구글만의 이야기라면 신경 쓸 필요도 없겠죠. 애플도, 페이스북도 해적질을 하고 개방된 환경을 제공합니다. 스팀은 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으며, 마음대로 자리를 바꿀 수 있고,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을 돌아다닙니다. 사이트도 못보게 하고, 얼마나 대단한지 보안이랍시고 별 주접을 떨어도 훨씬 숫자가 적은 인원으로 세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을 왜 못 이기나요?

특정 부서 과장이, 팀장이, 다른 부서의 임직원 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집니다. 다 정해진 것도 힘이 있는 부서 과장이 한 마디 하면 다 바뀌죠. 이게 협업인가요? 권력이지? 회사가 권력으로 움직이는 곳인가요? 힘있는 부서 과장이 한 마디 하면 다른 부서 임직원이 대꾸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그렇게 부럽고, 그 부서에 속해 있는 것이 자랑스럽나요? 그건 일하는 게 아니라 줄서기에요. 거지 같은 애국심으로 절 평가하자면 전 이미 매국노 입니다. 이따위 착취와 정치와 잘못으로 가득 찬 근무 환경에 적응할줄 아는 순종적인 기질은 저한테는 없으니까요.

잘못을 저질러도, 자국민에게 피해를 입히고 자기 직원들에게 피해를 입혀도 아껴주고 사랑해주세요. 그냥 맹목적인 우리의 사랑만 있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