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4월

05

굴림체와 네이버 나눔고딕, 슬픈 한글 폰트의 향연.

윈도우의 기본 폰트는 굴림체 입니다. 사이트를 만들때 기본서체를 따로 지정하지 않으면 굴림체로 출력됩니다.
대표적으로 신문사 사이트들이 굴림체가 많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국내 서비스 중인 해외 사이트들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는 기본 폰트인 굴림체를 사용하지 않고 돋움체를 사용합니다. 굴림체보다는 돋움체가 상대적으로 미려하고 가독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마 웹디자이너들이 혐오하는 폰트 중 하나가 굴림체가 아닐까 합니다.

글자 자체가 워낙 못나서 어디에 붙여도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굴림체와 돋움체등 계단현상이 있는 폰트는 선명해 보이긴 하지만 장시간 보면 눈에 상당한 피로감을 주기도 합니다.

출처 : 위키트리

굴림체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본서체를 기반으로 윈도우 3.1의 기본서체로 만들어 윈도우에 탑재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진 이야기 입니다. 기본적으로 한글은 모서리가 꺾이고 둥글지 않은데 굴림체가 이런 이유는 일본서체를 변형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윈도우즈의 기본폰트 모두가 계단현상이 있다보니 타이틀, 카피라이트 등에 사용하지 못하고 상용폰트로 이미지로 대체하여 사용하게 되고, 비주얼 영역이나 데코레이션 목적 이외에도 이미지 폰트로 국내 사이트가 도배되게 된 부분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웹디자이너들이 웹디자인에 대한 고민보다는 웹사이트를 도화지로 인식하는 문제가 더 큽니다.)

출처 : 에버랜드 사이트.

 

좀 더 심각한 문제.

01.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의 기본글꼴.

윈도우 비스타 부터 맑은 고딕이라는 새로운 기본 폰트가 탑재가 되었습니다. 맑은고딕은 맥 처럼 안티알리어싱이 적용되어 있으며 가독성이 매우 높습니다. 맑은 고딕은 국내 서체 제작업체인 산돌에서 개발하여 한글 고딕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LCD 모니터에 맞춰 가독성을 고려하여 제작되어 상용 이미지폰트 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굴림과 돋움을 대체하기에 충분합니다.

사생아 같은 어정쩡한 한글이 굴러다니는 이같은 참사는 윈도우 비스타 부터 맑은 고딕이 탑재됨으로 해결되었지만, 기본서체를 굴림체로 사용하는 웹사이트는 윈도우 7 에서도 여전히 굴림체로 표현이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익스플로러는 기본 폰트를 굴림체로 해두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기존의 굴림서체가 기본폰트로 적용되어있는 사이트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만, 만약 그렇다면 시스템의 기본서체도 놔두지 그랬나요? 이건 배려가 아니라 오판입니다.) 사용자가 익스플로러의 기본 글꼴 설정을 바꾸지 않는 이상 아름답지도, 어울리지도 않는 일본식 한글폰트로 사이트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02. 웹디자이너들의 이상한 논리.

윈도우 비스타 부터 맑은 고딕이 기본글꼴로 탑재가 되면서 예전보다 심미적인 텍스트 표현이 가능해졌지만, 아직까지도 웹디자이너들은 기본 폰트를 돋움체로 작업합니다.

돋움체를 기본폰트로 웹디자인할 때 많은 웹디자이너들은 사이트 자체가 산돌고딕이나 윤고딕 같은 이미지 폰트로 컨텐츠의 텍스트들이 보이기를 원했습니다. 위에 보이는 이미지 처럼요.

하지만 비스타 출시 후 안티알리어싱이 적용된 맑은 고딕이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돋움체로 컨텐츠 영역을 디자인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이번엔 이미지 폰트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돋움체를 사용한다고 정 반대의 대답을 합니다.
심지어 게시판 리스트의 경우에는 날짜, 게시물 숫자등은 안티알리아싱이 적용되는 arial이나 tahoma를 사용하길래 그 이유를 물었더니 중간중간 이미지 폰트로 숫자를 만들어 넣은것 처럼 보이도록 하여 디자인이 더 예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거의 횡설수설에 가까운 대답을 들었습니다.
컨텐츠에도 숫자는 arial체를 사용하고 글자는 돋움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같은 이유에서 그렇습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정신 없고 산만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논리로 끝까지 그렇게 디자인 하는 디자이너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이미지 폰트처럼 미려하게 보이고 싶어 하던 동일한 디자이너들이, 이젠 텍스트는 시스템 폰트처럼 보이고 중간 중간 이미지를 넣어서 조화롭게 보이도록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칩니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나눔고딕은 이미지 폰트처럼 보이고 심미적이기 때문에 사이트의 컨텐츠를 나눔고딕으로 디자인하는, 그야말로 논리도 없고 주관도 없고 상황에 따라 “이런게 바로 웹디자인이란거야” 라며 끼워맞추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제가 봤을때 나눔고딕은 그저 안티알리아싱이 적용되어 있을 뿐인 폰트입니다. 그런 주관 없는 디자인은 저도 할 줄 알 것같습니다. 물론 기존 계단형 폰트인 돋움체에 익숙한 클라이언트의 요청 등 여러가지 상황이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네이버의 나눔 고딕 – 굴림체를 보정한 것같은 글꼴.

네이버에서 나눔 고딕이라는 무료 폰트를 공개한 후, 나눔 폰트가 아름답다, 가독성이 뛰어나다 등의 칭찬 일색의 글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새로 오픈하는 사이트들이 나눔 고딕을 기본서체로 사용하거나 이미지화 시켜 적용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 네이버의 나눔 고딕도 산돌에서 제작했다고 합니다.)

나눔 고딕이 무료라서 사용하기도 하겠지만, 메이저 에이전시들이 산돌이나 윤디자인의 상용폰트를 구매하지 않고 사용하는 곳은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단지 라이센스 때문에 많이 사용한다 볼 수는 없습니다. (작은 홈페이지 제작업체의 경우는 틀리겠지만.)

나눔 고딕 또한 구성이 굴림체와 유사하기 때문에 기본 서체로 적용된 사이트는 오래 보고 있으면 굴림체를 보고 있는듯 한 느낌이 듭니다.

위 이미지를 보세요. 왼쪽은 윈도우에 탑재되어 있는 시스템 폰트, 오른쪽은 무료, 또는 상용 폰트입니다.
윈도우의 굴림체와 나눔 고딕 폰트를 보면 어떤가요? 조금 더 다듬어 예전보다 나은 굴림체 정도의 수준 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눔고딕은 아름답고 가독성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한글은 꺾이는 부분을 한번에 둥글게 이어 쓰는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그렇게 만들면 되는 것이지만 한글의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고 예쁘지도 않습니다.

아래편 왼쪽의 맑은 고딕은 윈도우 비스타부터 기본서체로 사용되고 있는 맑은 고딕 입니다.
우측의 서체는 웹디자이너들이 가장 많이 이미지 폰트로 사용하는 윤고딕 중 얇은? 윤고딕의 일부 입니다.
웹디자이너들이 보통 윤고딕의 장평을 90~95% 정도 주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평을 95% 를 주면 왼쪽의 맑은 고딕과 매우 흡사해 보입니다.

그만큼 맑은 고딕은 사용자들이 보기 좋은 장평까지 고려하여 만들어진 서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굴림체를 좀 더 다듬은 수준의 나눔 고딕을 사이트 전체에 기본 폰트로 지정하고 사이트들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는 컨텐츠는 시스템 폰트처럼 보이게 하려고 돋움체를 사용하면서 나눔 고딕은 보기가 좋다며 이미지 처럼 보이게 컨텐츠 전체에 적용하는 것이 이해 되지 않습니다.
분명 그렇게 많이 사용되는 윤고딕과 거의 유사한 산돌의 맑은 고딕이 기본 폰트로 윈도우에 탑재되어 있는데도 말입니다.

한가지 예를 더 보도록 하겠습니다.

로그인 하지 않은 페이스북 사이트의 일부분을 캡쳐 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를 따로 아래에 적어보았습니다. 하나는 안티알리아싱을 끄고, 하나는 안티알리아싱을 켠 나눔 고딕입니다. 굴림체 보다 좀 더 나은, 안티알리아싱이 적용된 굴림체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에게 나눔 고딕을 사용하지 않고 사이트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웹디자이너를 두 명 보았습니다. 안쓰면 안되냐는 푸념을 하면서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쿨럭;) 많은 시니어 디자이너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니어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손대는 운영진이 있는 에이전시는 정말 슬픈 현실이죠.

 

iOS 5.1에 적용된? SD Gothic Neo 폰트.

제가 맥을 사용하면서 가장 불만인 부분이 바로 한글서체 입니다. 맥에서는 아직도 굵은 글씨체를 표현하지 못합니다. 한글 서체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이폰, 아이패드 등 iOS를 사용하는 제품들도 그렇습니다.

애플의 iOS가 5.1로 업데이트 되면서 기본폰트가? 새로 적용 되었습니다. 폰트가 바뀌면서 어색해 하는 분들이 좀 계신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맘에 들어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쁘다거나 귀엽다거나 보기 좋다는 다양한 반응들을 보았습니다.

iOS에 적용된 폰트가 바로 산돌에서 만든 SD Gothic Neo (이하 산돌고딕, 또는 산돌고딕 네오) 폰트 입니다. 제가 가장 기쁜 것은 산돌고딕이 적용되면서 볼드체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또한 올 여름에 나오는 맥의 새로운 OS인 OS X 마운틴 라이온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맥을 사용하면서 가장 큰 불만이 해결 될것으로 보입니다. ㅜ.ㅡ

산돌고딕은 윈도우 비스타부터 적용된 기본 고딕 서체인 맑은 고딕을 만든 업체이며, 설명드린 것처럼 상용폰트의 장평을 조절하여 보기좋게 디자인 하는 것처럼 보기가 좋습니다. 윈도우에 이어 산돌의 고딕 폰트가 iOS에도 적용 되었습니다.

 

한글 서체에 대한 관심 또는 현실.

작년이었는지 재작년 이었는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iOS에 윤디자인의 윤고딕을 적용하려고 하였으나 윤디자인에서 비싼 라이센스를 요구해서 무산되었다는 입소문을 들었습니다. (사실 여부와는 상관 없이.)

저는 그 소문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습니다. 윤디자인의 윤서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글 서체 중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라이센스도 비싸고 기간제한이 있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라이센스를 구매해야 합니다. 한 번 구매하면 한 컴퓨터에 한해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견, 메이저 에이전시들은 상관 없겠지만 작은 홈페이지 제작업체들이나 프리랜서는 법무법인에게 걸리면(?) 파산상태까지 가야 합니다.

저작권이 중요하고 저작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하는것은 백 번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패키지 형식으로 가격을 올리고 기간 제한을 두게 되면 정작 무리를 해서 사고싶은 사용자들도 포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정당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저작권 시장을 보면 정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기업이 어느정도 융통성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제품을 불법적으로 사용하도록 놔두다가 법무법인을 통해 저작권에 대한 수익을 내는것도 좋지만, 제대로 된 한글 서체시장을 위해서도 노력을 해줬으면 합니다. 기업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불법 사용자들을 돈으로만 환산하면 시장도, 발전해야 할 한글도 제자리 걸음 밖에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안그래도 정말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에 대한 관심이 처절하리만치 없는 상황에서 아름답고 좋은 서체를 쉽게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맥이 최초로 서체라는 개념을 담고 윈도우에도 적용되게 된 것은 스티브 잡스의 서체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기업이 기업윤리적인 부분에서도 어느정도 사회환원적 기여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떠돌았던 소문이 사실이라면 윈도우에 이어 iOS, OS X에서도 그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산돌은 그 기회를 잡은 것이구요. 안그래도 그나마 무료로 배포되는 폰트는 정말 ‘형편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고 해외처럼 다양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저는 한글 폰트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고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분적 데코레이션용 폰트 외에도.) 제작자도, 사용자도 관심을 가지고 서로 노력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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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일본 서체의 변형판인 굴림을 다시금 보정한 수준의 네이버 나눔 고딕이 웹디자이너들에게 까지 칭찬들으며 사용되는 현실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솔직한 저의 심정으로는 네이버에 대한 사대주의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마치 제가 정치적이며, 안하무인인 네이버를 싫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css를 통해 상용폰트를 사이트 접속시에 다운로드하고 웹페이지에 적용할 수도 있지만, 라이센스의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적용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더 나은 폰트들이 있음에도 배타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봅니다.

어떤 회사는 해외에 지사가 여러곳 있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볼품없는 한글 보다는 “영문으로 글로벌 하게 보이도록” 네비게이션 디자인을 요청하는 곳 도 있습니다. 영문 사이트를 따로 운영하고 있으면서요.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며 클라이언트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웹디자이너들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한글폰트로 충분한 카피를 비주얼 적으로 아름다워 보이도록 일부러 영문으로 바꾸는 것을 보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자국의 언어가 소외 받으면서 영어가 설 자리가 많고 영어가 많은 것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시대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의 한국어 파괴는 사춘기의 지나가는 한 때로 보면서 알아듣지도 못할 영어발음에는 신경질 적인 시대가 글로벌이라는 명목으로 바뀐다면 정말 슬픈 일입니다.

정확한 주제 없는 폰트에 대한 글은 여기서 줄입니다.
덧 : “나는 굴림이 더 낫던데?” 라는 분들 계신거 다 압니다. 나눔 고딕도 물론 그럴거구요.

덧2 : 글에 나오는 내용도 반대로 해석하고 단편적으로 이해를 하려고 하면 방법 없습니다. 글에 나오는 내용 조차도 곡해하는거는 정독하지 않으면 그럴수 있다 치지만, 고작 홈페이지 제작업체 시각으로 에이전시의 현실을 이해못해 왜곡하거나 애플빠의 글이라는 잣대로 보는 무식한 짓거리들은 제발 하지 마세요. 영어로 카피라이트 바꾸는게 에이전시들이 라이센스가 없어서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나요? 디자이너들이 한 명 있는 것도 아니고 발에 채이는 에이전시에서 일어나는 현실이 지어낸 이야기 같나요? 에휴..
글 떼어서 읽지 마시고, 전체 내용을 보시고, 있는 내용 없는 듯 읽고 퍼뜨리지 마세요. 조중동 같이 되어버리니까요.

이미 몇 번 개취급 가까이 씹혀봐서 이정도에 광분하고 얹짢아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생각하는 수준이나 인식이 자기 노는 물과 다르면 소위 “까대는”게 오히려 안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