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8월

29

빌 게이츠를 육성하기 위해 코딩을 의무화 한다고?

미래창조과학부 (이름 참 뭐 같이 지어놨네요)에서 초등학생부터 빌게이츠를 육성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부처와 협의도 안 되었고 자기들 마음대로 떠들고 있긴 하지만 일단 정규 교육에 포함시키려고 하는 발상 자체가 어이가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강제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다. 생활 코딩을 꼭 모두가 해야 하나요? 코딩도 재능이 있어야 합니다. 근데 그것을 일률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수학, 미술, 음악 처럼 한 가지 수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은 기능입니다. 분야가 아닙니다. 프로그램은 미술, 음악, 사회, 역사, 수학, 언어들이 서로 엮여 표출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것을 정규로 가르친다는 것은 결국 그것으로 평가를 하고 판단하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빌게이츠를 육성한다는 명목하에 아이들을 성적 순서대로 평가하는 방식만 하나 더 늘게 됩니다.

교육은 과정일 뿐이다.

미국 code.org에서는 모든 국민들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고 빌게이츠와 마크 주커버그 등 유명한 사람들이 참여한 동영상으로 모든 사람들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아마 이 동영상을 보고 “지하경제”와 “창조경제”라는 실언이 실언이 아닌 듯 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뭔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놓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소설입니다. 근대사를 보자면 이름은 대통령인데 실제로는 조선왕조 600년의 왕이나 마찬가지인 역사니까 불가능한 소설은 아니겠죠).

왜, 아예 대학 들어갔다가 자퇴 하는 것도 의무로 해야겠네요?
스티브 잡스가 사립 초등학교를 거쳐 우리의 자랑인 국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휘감고 돌아 명문대학을 나온 엘리트라서 애플을 만들었나요? 빌 게이츠가 정말 뛰어난 개발자였나요? 마크 주커버그는 더 배울게 없는 천재라서 페이스북을 만들고 학교를 그만두었나요?

‘이 사람들은 천재다. 그래서 그렇게 하더라도 상관 없다’고 하면 더 할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부모들이 바라듯 좋은 대학 나와서 좋다고 알려진(?) 재벌기업에 취직하도록 강요하고, 또 자신들이 그렇게 했다면 절대 지금의 그들은 없었을 것입니다.

천재였든 아니든 그들은 기존 교육방식과 사회에서 규정하는 ‘바른 길’ 과는 멀었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있었고, 그 자유로움이 그들을 있게 했음도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타고난 자질도 있어야 합니다.

조금 더 과거로 돌아가 보면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은 선생님이 포기를 하였던 사람들입니다. 헨리 포드, 월트 디즈니도 고등학교 중퇴생입니다. 그 시절은 2차 산업이 중심이 되던 사회였으니 열심히 초등학교 때 부터 간단한 화학공식과 철을 재련하는 과정등을 배웠어야 할까요? 그래서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재능과 소질이 더 중요하다.

지금도 우리는 충분히 아이들을 점수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재능을 이끌어주기 보다는 그들이 배운 것을 얼마나 잘 맞추는지 평가하고, 그 점수를 토대로 아이들을 머리 좋은 순서로 줄을 세웁니다. 머리가 더 좋아야 장사를 잘하나요? 음악을 잘하나요? 연기를 잘하나요? 아이들에게는, 사람에게는 하나님께로 부터 받는 재능과 소질이 있습니다. 프로그래밍도 하나의 소질입니다. 그런 것을 잘하는 아이들은 왜 칭찬 받지 못하나요? 왜 아이들의 모든 것이 점수로 평가 되어야 하나요?

“불편해서요”…맥용 벅스 플레이어 직접 만든 고교생의 내용을 보면 자신이 필요해서 맥용 플레이어를 만든 이 고등학생은 어릴 때 부터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게임을 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게임은 하지만 이 학생처럼 관심을 가지고 개발을 배우지 않습니다. 개발을 배운다고 필요한 것을 모두가 만들어낸다면 아마 지금도 열심히 개발 언어를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이 사회를 크게 변화시켰을 것입니다(?). 자신의 재능과 그것을 사용할 곳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교육입니다.

기타 하나도 제대로 연주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모두가 접근할 수 있고 코드만 외우면 된다고 하지만 거의 모두가 포기를 하거나 몇 몇 코드만 기억합니다.

실제 업무에서 보면 개발자와 코더 디자이너 모두 자신에게 맞는 영역이 있습니다. 코더에게는 너무나 간단한 코드이지만 개발자들에게 설명을 해줘도 “와! 이게 이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어요? 몇 시간을 봐도 모르겠던데”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코딩은 개발자와 디자이너 모두가 우습게 보는 영역임에도 살짝만 깊어져도 이런 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도 코딩 좀 할 줄 알거든요?” 라는 말이 반복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기도 하죠. 코딩이 우스운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것이라도 자신과 맞지 않으면 설명 해줘도 잘 못받아 들인다는 것입니다. 개발자에게 아무리 포토샵을 가르쳐준다고 해도 기능만 가르칠 수 있지 디자이너의 감성을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생활 코딩(개발 코딩포함)이니, 간단한 것은 조금만 공부하면 다 할 수 있으니 익혀야 한다는 식의 분위기가 많습니다. 익히고 싶은 사람은 익히고, 더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공부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모르거나 못 한다고 손가락질 받거나 외면 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서는 안됩니다.

망해가는 한국 IT의 현실.

아이들이 무슨 식물도 아니고, 국가에서 한다는 것이 툭하면 몇 명 육성 어쩌고만 말을 합니다. 물만 주면 자라서 스티브 잡스가 되나요? 내지는 국민들을 무슨 공장 공산품 정도로 여기고 자신들의 정치적 자료가 필요하면 찍어 만들어내는 통계자료용 제품인 줄 아나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좋은 대학 들어가게 해서 그 대학생들은 자퇴를 시켜야 육성이겠네요? 이게 무슨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도 아니고 국민들을 자신들의 정치적 도구로 삼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사회가 아무리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연결이 된다고 해서 모두가 코딩을 배워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기기를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각자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그 분야에서 자신의 일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딩 잘해서 자신이 사용하는 기기 버그 고쳐 쓰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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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한국은행에서 프로그래머 시급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구인광고였다고 합니다. 해당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사람 보다는 대학 재학 이상 학력이 지원 자격입니다. 이력서에 뽑히지도 않았는데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도 적어야 합니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4천 6백원 에서 5천 250원입니다. 아르바이트로 한 달을 일하면 1백만원 정도 됩니다. 이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IT요? 육성이요? 제 생각에는 조만간 중국에서 IT인력들이 많이 생기면 한국의 IT인력은 모두 끝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이 싼 중국 인력을 쓰거나 중국에 외주를 주면 되는데 대졸 이상 IT 인력을 뽑거나 외주를 줘서 비싼 돈 내보낼리가 만무합니다. 중국만 있나요? 동남아시아도 앞으로 그런 인력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자퇴한 시점을 자기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했습니다 (자퇴를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다들 그의 천재성만 이야기 합니다. 빌게이츠, 마크 저커버그도 그들이 자퇴한 것보다 하버드 대학 이었다는 것에만 촛점을 맞춥니다.

그들이 성공한 것은 그런 배경이 아닙니다. 결단과 실행입니다. 그것이 가능한 사회와 문화입니다. 김연아가 고대 입학한 1학년 때 세계대회에서 상을 탄 후 고대 광고에 “고대가 키운 김연아” 라는 광고였습니다. 고대가 1학년 입학하자 마자 김연아를 가르쳐서 세계적인 피겨 선수로 만들었나요?

우리는 지금 잘못가고 있습니다. 정치가 잘못가고 있고, 기업들이 불법세습과 권력과의 연합으로 타락하고 잘못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코딩 잘하는 인력이 아니라 아이들이 적성에 맞는 일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문화, 누군가가 실패해도 용기를 주고 일으켜 세울수 있는 사회적 환경, 사람을 점수와 인맥, 학력으로 평가하지 않고 능력과 사람됨으로 평가하는 분위기 입니다.

중소기업이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짓밟는 재벌기업을 놔두고 묵인하는 정부와 공무원이나 재벌기업에 취직하지 않으면 못난 자식 취급하는 궁상이 계속 되고 아이들을 입시지옥에 던져두는 한 우리는 앞으로 끔찍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덧 : 미국의 경우는 code.org에서 자체적으로 운동을 벌이는 것이죠. 우리나라 처럼 항상 국가가 무언가를 강제하고 학생 두발 검사 하듯 모든 부분에 군사독재처럼 관여하지 않습니다. 또한 출연한 사람들에게 개발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손해 볼 일은 없는 사람들입니다 (상관 없는 사람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