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05월

04

사용자를 이해하기 시작한 KT

한 때 인터넷 종량제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말하던 기업이 있었다.
현재 KTF와 합병한 KT가 ISP업체의 총대를 매고 전진앞으로를 외쳤다.
이용경 전 KT 사장의 발언으로 불매운동의 조짐까지 일어났었고
그 이후 어떤 정신나간 설치류가 인터넷 종량제를 대통령 공약으로 내놓았다. ( 쥐의 주 목적은 통제에 촛점이 있겠지만)

어쨌든.. 한동안 조용해질만 하면 추진하는 분위기를 내면서 네티즌들의 신경을 툭툭 건드리던 기업.
그리고 그 아래에서 KT의 진행상황을 보면서 발을 담그고 싶어 웅크리고 있던 주변 ISP 업체들.
이 기업이 이통사인 KTF와 합병을 하면서 만년 2위를 탈피하고자 초강수를 둔 것이 아이폰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부 대기업과 이통사의 이익과 맞물려 사용자는 선택권을 잃고 해외에 판매되는 동일한 폰 보다
한참이나 다운그레이드된 버전을 비싼 가격에 사면서도
단지 ‘연예인이 광고한 폰’ 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얼마나 즐거워 하고 기뻐하는
바보같은 궁상을 떨었는지는 이제 우리 스스로도 잘 알것이다.

국영기업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자란 기업이 민영화 되면서
내부적으로는 국영기업의 나태하며 공무원 스러운 근무 환경과 프로세스는 그대로 유지면서
외부적으로는 투자자들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기존 한국 대기업들의 가증스러운 양의 탈을 스스로 쓰는 듯 한 그들의 행보가 주춤해졌다.

뭔가를 느낀 것일까?
요즘은 그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아니, 그들이 가던 방향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곳과 가까운 곳으로 옮겨진 듯한 느낌이 든다.

앞에서 말했지만 그들에게 아이폰은 만년2위의 자리를 한 번 쯤 흔들어보고자 하는 계산이 깊게 깔린 움직임 이었을 것이다.
물리적인 폰 자체의 판매량과 사용자의 흡수는 당연히 주 가 아니였을 것이다.

KT는 이미 통신상에서 유선 인프라를 갖춘 기업이다.
이것을 KTF의 무선 인프라와 결합하여 시장의 흐름을 셀룰러 폰에서 스마트 폰으로 재정비 하고
“KT = 모바일” 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하지는 않았을까?

그런데 그들이 다른것을 본것 같다.
그들이 본것은 사용자의 요구였고 사용자의 반응이었다.

사용자는 서비스를 요구한다.
하드웨어 스펙으로 현혹시키는 기업의 장막 뒤에서 사용자가 그토록 외치던 서비스를 KT에서 보게 된 것 같다.

삼성이 공모전에서 개발자들의 지적 재산권과 소유권을 갈취 하는 동안
KT는 공모전을 통한 모든 권리를 요구하지 않음으로 인해 그들이 또 한번 달라져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삼성의 소유권에 대한 논란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용자를 보았고, 그들이 원하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아이폰을 통해 발생되는 트래픽을 눈여겨 보았을 것이다.

어떠한 트래픽이라도 과금과 연관지어 수익만을 바라보던 기업의 눈에 그동안 기업들끼리 연합하여 막느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용자들의 트래픽을 본 그들은 분명 단기적인 수익창출의 욕망에서 벗어나
기업의 전략과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찌질한 삼성이 쇼옴니아등의 보조금 등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고
아마도 이로 인해 어느정도의 손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달라진 행보를 시작한 그들은 이미 전쟁을 시작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90만원짜리 스마트폰이 정말 제 가격인가? 거품이 끼어있다. 결국 보조금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각종 스마트폰들이 많은데 애플 아이폰처럼 소비자에게 효용과 가치를 제공하는 그런 제품들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며 대놓고 SK와 삼성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석채 “90만원짜리 스마트폰은 눈속임”)

KT가 변하기 시작했다. 민영화 이후 그렇게나 공기업 적인 분위기와 스타일을 고수 하던 그들이
확실히 아이폰을 공급하면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있다.

기기판매와 말도안되는 데이터 과금을 통한 눈앞의 이익보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많은 이익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수많은 사용자들의 소리를 외면하던 그들이 경청을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사용자를 무서워하기 시작한 것 같다.
통신공룡이 살아남으려면 작은 소리에 귀기울여야 배를 채울 수 있다는걸 깨달은 것이다.
(KT “남은 데이터 통화, 다음 달로 이월 검토”)

SKT가 아이패드를 공급하게 된다면 그들은 잃어버린 수익을 만회하려는 생각 뿐이다.
아이폰이 판매되기 시작한 이후에도 SK가 취한 행동들과 사용자 기만은 이미 인터넷에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그들은 사용자의 이탈만 보았고 수익의 감소와 연관지었을 뿐이다.

오늘 트윗타임라인을 보니 미국에서 4월 28일 판매가 시작된 아이패드 3G를
KT에서 개통 및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준비했다고 한다. (올레!)

많이 놀랬다.
예전 같으면 이런 반응은 없었을 것이다. 정식으로 계약을 하고 공급을 하지 않는 이상
이런 서비스는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
그것도 아이패드의 도입을 준비하는 와중에 말이다.

한 번 더 KT가 아이패드3G를 공급하게 되어 그들의 진심을 알아 볼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정말 변화를 절감했는지, 잠시 “순위 바꾸기의 기회” 라고만 생각 했을지를 말이다.

아쉬운것은 아이폰이라는 외국기업의? 한 제품으로 인해 기업들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스스로가 자정과 변화, 그리고 대처에 대해 너무나 외면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사용자들의 외침에 무관심했을까?
왜 그렇게 업체끼리 히히덕 거려가며 이익을 위해 사용자들을 기만하고 우롱했을까?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고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사용자는 안중에도 없이 억울해 하는 기업들도(?) 있으니 말이다.

아직 이동통신사의 문제점은 너무나 많다.
불합리한 요금제도, 이해 되지 않는 부가서비스 등..
하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모습이 진실이길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아직은 진심이라는 가정하에 조금씩 이루어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