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월

13

어도비, 모바일에서 플래시 지원 포기와 시장의 변화.

11월 초에 Adobe (이하 어도비)가 모바일 플랫폼의 Flash (이하 플래시) 지원을 포기한다는 기사가 나왔었습니다. 당시에 스티브 잡스의 승리다, 어도비가 졌다 등 애플과 어도비의 대결구도와 그로인한 승리와 피해에 관한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플래시 플러그인을 뺀 애플의 승리가 아닙니다. 어차피 정해진 수순이었고 스티브 잡스의 결정이 촉진제가 된 것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실질적인 본질은 놔두고 대결구도로 흘러가고 있는 것같습니다.?(좀 더 이야기 하자면 잡스가 정말 어도비가 싫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작 했다면 모바일 뿐만 아니라 데스크탑에서도 플래시 플레이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았을 겁니다. PDF 파일을 처리하는 quartz엔진?까지도요.)

모바일은 결국 가벼움의 미학입니다. 하드웨어가 PC의 처리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무선통신 트래픽을 소모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유한 요금제에 가입이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가급적 적은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모바일 기기가 좀 더 원활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노력하는것은 당연합니다.

html5의 표준화가 끝나가는 시점이고, 이미 대부분의 브라우저가 html5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익스플로러 제외) 플래시의 융통성 없고 접근성 없는, 시스템 리소스와 배터리를 소비하는 플러그인의 종말이 남았습니다.?적어도 모바일에서의 플래시 위치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것은 플래시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와 모바일에서의 불편함과 무거움을 차치하더라도 플래시에서 자주 일어나는 보안문제와, 보안문제 발생시 업데이트 해줄때 까지 손놓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더 이해가 안가는 것은 이런 플래시 플레이어로 보안로그인을 만드는 네이트나 네이버 같은 업체들 입니다.) 불과 글을 적기 시작한 어제 날짜로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제로데이 취약점이 또 발견되었습니다.

어쨌거나 어도비의 선택은 발 빠르고, 옳았습니다.?어도비는 모바일에서 플래시 플레이어의 지원을 포기하고 향후 html5와 PC 버전 플래시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회사 조직을 디지털 퍼블리싱과 웹광고 쪽으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에 따라 750명 정도의 인원감축이 있을 예정입니다. (출처)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 는 현재 플래시가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도비는 아이스크림샌드위치 까지만 플래시를 지원하기로 하였으나 아직까지 지원하는 플러그인을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MS는 윈도우 8에서 액티브 X와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 MS는 “메트로UI의 IE는 플러그인이 없어 보안·안정성·배터리 수명이 향상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잡스가 iOS에 플래시를 탑재하지 않은 이유와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PC버전 플래시는 그대로 가져가는데도 불구하고 조직의 방향을 html5를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퍼블리싱과 웹광고로 재편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다고 봅니다. 이미 어도비에서도 향후 온라인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판단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시장은 모바일이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PC시장에서도 플래시가 설 수 있는 자리는 좁습니다.
플래시의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기 이전부터 간간히 다루어 졌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기 전부터 해외 사이트들은 풀 플래시로 된 사이트를 지양하고 ajax등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html5가 탄력을 얻으면서 표준화가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기반으로 모든 플랫폼에서 동일한 웹환경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플래시 옹호론자들의 의견 중 그나마 가장 수긍이 가는, 마치 플래시만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RIA 까지도 플래시 플러그인이 없이 구축되고 있습니다.??해외 사이트의 경우 플래시로 네비게이션을 구성하거나 인터렉티브한 사이트를 위해 플래시를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도 아직은 멀었지만 플래시를 걷어내고 사이트를 구축하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이것은 모든 플랫폼에서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접근이 가능하게 된다는것을 의미 합니다. 이것이 html5의 목적입니다.

어도비는 과도한 비용의 라이센스와 비공개 소스, 제공되는 플랫폼에서만 동작하는 플러그인, 심각한 보안문제 등등등… 을 해결할 수 있는 html5의 완성으로 인해 그들의 주력 중 하나인 플래시의 수명이 오래지 않을 것이라는것을 알고 사업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http://www.pirateslovedaisies.com/

위 게임화면은 html5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플래시 버전이나 어떤 OS인가에 상관없이 누구나 html5를 지원하는 브라우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게임을 개발한 그랜트 스키너는 플래시 진영의 구루 개발자이며,?http://gskinner.com/ 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시장은 변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정적이고 육중한 PC의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온라인은 특정 브라우저의 기술과 플러그인에 좌우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표준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쟁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구글은 html5를 기반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 온라인 왕좌에 오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반애플감정으로 묻지마 반대, 그렇게 한국의 시장을 액티브X로 망쳐놓고서도 MS에서 없애려 하는 액티브 X에 아직까지도 미온적인 국가와 영업마인드로 뭉친 기업들, 그리고 애플때문이 아니라 온라인 시장의 미래를 놓고 움직이는 공룡기업들을 보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우리에게는 또다른 갈라파고스 세상이 열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를 이분법으로 갈라놓고 싸움을 붙이면서 이익을 본 사람들은 기득권과 정치권 이었습니다.?유독 우리나라는 너무 심하게 애플과 안드로이드 (정확히는 삼성)의 이분법으로 삼성과 언론사들이 갈라놓고 있습니다.?극한 대립속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사용자가 아니라 기업입니다. 정치의 그것처럼 말입니다.

어도비가 변하려 하는것은 애플 때문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때문입니다.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넓어지는 것이 바로 표준입니다. 플래시는 선택권한을 좁혀버린 플러그인 일 뿐입니다. 액티브 X에 종속된 한국을 보세요. 이건 경쟁이 아니었습니다. 선택의 여지도 없었고 선택할 수 있는 권한도 박탈당한 것이었습니다. 잡스가 플래시를 빼면서 아이폰 사용자의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말과 똑같은 것입니다. 웹은 특정 플러그인과 기술을 지원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만 접속할 수 있는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런 이상한 논리로 사용자들간에 싸움만 붙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도비에서 모바일 플래시 지원만 중단하지만 앞에서 말했듯 온라인 플랫폼의 변화가 확연히 빨라지고 있고 어도비는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이대로 간다면 플래시 자체가 사라질 수 도 있을 것입니다.?늦긴 했지만 어도비의 선택과 방향전환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으로 air를 통한 앱 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air 역시도 위험한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저는 플래시는 무조건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플러그인으로 동작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주가 되고, 그로 인해 사용자의 접근이 막히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플러그인은 사용자의 선택요소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 필수요소가 되어야 하는것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