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2월

15

이 사이트는 '익스플로러만 빼고'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뉴스기사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2월 13일 부터 MS 익스플로러 사용자들에 대해 강제 업데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2월 13일 부터 6개월간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익스플로러 6.7 은 익스플러로 8로, 윈도우 7 사용자들의 익스플로러 8은 9로 업데이트 됩니다.

3월 부터 시작인 줄 알았는데 다시보니 지난 13일 부터 시작되었네요. 이번 업데이트는 사용자에게 선택을 묻지 않는 강제 업데이트가 되며, 기존에 익스플로러 업데이트를 거부하지 않은 모든 사용자가 대상입니다. 자동업데이트가 되지 않도록 미리 툴킷을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후 최신버전 삭제로 이전버전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개인은 모르겠지만 기업들이 과연 얼마나 이번 업데이트를 진행할지 의문입니다. 아마도 관리팀 선에서 적당히 차단하고 수월한 직장생활을 영위하려는 곳이 많을것이라 예상합니다만.. (응?)

어쨌든 오늘은 이러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니 원래 하려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0년 전 만해도 “이 사이트는 익스플로러(버전) 과 1024 * 768 해상도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라는 안내문구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90년대 후반부터 밀리기 시작한 넷스케이프에서는 지원되지 않던 ‘비표준 스크립트나 태그’들이 익스플로러에서 지원되면서 다양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었고, 독점화 되어버린 브라우저 시장에서 표준은 익스플로러 자체였으니까요. (그래서 시장이 재벌구조로 움직이면 결국 문제가 생기고 멈출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이 가고 있는 길을 보면 끔찍합니다.)

어쨌든.. 당시에 그런 문구는 개인 홈페이지에는 유행이나 자랑, 또는 카피라이트 처럼 필수요소로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아직도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현저히 높지만 해외에서는 익스플로러를 배제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곳 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웹표준에 대해서 간단한 비교를 통해 예전에 올린 “파이어폭스4와 익스플로러9를 통해 생각해보는 접근성과 웹표준” 에서 훑어 보시면 될 것 같고 오늘은 익스플로러를 지원하지 않는 사이트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말 그대로 ‘이 사이트는 익스플로러만 빼고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라고 말함과 동시에 익스플로러 8까지는 아예 사이트를 보여주지도 않고 다른 브라우저를 다운받아서 접속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wunderlist라는 Todo 앱으로 유명한 6wunderkinder사의 wunderkit 사이트 입니다.

이 사이트는 익스플로러 8까지는 위와 같은 화면을 보여주고, 웹표준을 ‘꽤 많이‘ 표현하는 익스플로러9 부터 정상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wunderkit은 GTD툴입니다. 현재 오픈 베타로 진행중이며 아이폰과 맥용 앱, 그리고 인터넷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익스플로러9가 완벽하게 웹표준 코드를 랜더링 하는것은 아니지만 서비스 제공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한 때, 보안패치를 해달라고 사용자들이 애걸복걸 해도 거들떠 보지도 않고 몇 년간 방치하던 익스플로러가 처한 지금의 모습은 앞으로 웹표준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브라우저 시장을 지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부어야 하는 곳이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앞으로 이름은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전혀 마이크로소프트 답지않은’ 완전히 새로운 브라우저를 내놓고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추락해 버릴 것입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레발을 보면서 이미 시장은 탄력을 얻어 가속이 붙기 시작했는데 IE8로 업데이트 하는것만으로는 소용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익스플로러8 마저도 저렇게 버림받는 시대가 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위 이미지는 윈도우즈 7의 사파리와 크롬에서 본 wunderkit 사이트 입니다. 위가 사파리, 아래가 크롬입니다.
제가 두 이미지를 보여드리는 이유는 (익스플로러를 제외한) 사파리, 파이어폭스, 오페라 브라우저들은 wunderkit 소개사이트를 정상적으로 출력하는 반면에 사파리의 랜더링 엔진을 사용하여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롬의 경우에는 횡스크롤이 되기전에 보여서는 안될 랩탑 밖의 유튜브 동영상이 출력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스크립트 랜더링과 관련된 부분이지만 display:none; 과 같은 css와도 연계가 되겠죠.)

사소한, 그리고 버전업을 통해 개선될 부분이지만 앞으로는 이런 브라우저들이 설 자리는 없어질 것입니다. 웹을 비롯하여 모든것이 클라우드화 되어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보자면 그들의 시장장악은 성공적인 제품에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이전보다 더 나은 버전의 출시는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익스플로러 9가 8보다, 10이 9보다 나아서 될 문제가 아니라 다른 브라우저들 처럼 ‘정해진 규약은 기본으로 처리할줄 알아야‘ 하는 시대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의 출발선이 다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미 많이 흘러간 것 같지만 이제부터가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그려놓았을 그들의 미래에 출발점은 바로 급변하고 있는 현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이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빼고 최적화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시대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