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9월

19

처음 써보는 기계식 키보드 아마겟돈 MKA-7C 후기

아들과 리그오브 레전드를 함께 하게 되면서 윈도우용 키보드를 사러 교보문고에 갔다가 아주 저렴해진 기계식 키보드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허가 만료되면서 저렴하게 보급이 많이 되었더군요. 회사에서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긴 했고, 한 번 타이핑 해 보면서 그 키감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싼 제품이 십 여 만원을 넘었고, 타이핑 소리가 워낙 커서 코드를 짤 때는 정말 주변에 민폐가 될 정도였던 걸 봐와서 회사에서 써 볼 생각은 하지도 않았습니다. 개발자들이야 따로 모여있고 그 소리를 사랑하니 큰 문제 될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사실 이게 치는 사람 입장에선 정말 신납니다. 저도 그렇고.. 아이 씐나~). 그 때 느꼈던 키감이 생각나면서 이번에 한 번 써봐야겠다 마음 먹고 아이코다에서 ‘아마겟돈 MKA-7’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후기를 보니 거의 개봉기와 다름 없고, 불빛 등 특유의 기능에 대한 위주라서 기계식 키보드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오랫동안 펜타그래프 키보드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느낌을 써 볼까 합니다.

펜타그래프로 넘어가게 된 이유.

10여 년 전에 일반적인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타이핑을 많이 해야 하는 업무라서 일반 키보드의 높이가 손목에 부담이 되었거든요. 펜타그래프로 넘어가면서 손목이 정말 편해졌습니다. 그 전에는 손목이 욱신 거리고 늘 거북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였어요. 손목은 편안해졌는데, 키를 누르는 깊이가 너무 낮아서 약간의 거부감도 있고 반발력도 좀 센 편이라 손이 쉽게 피로해졌습니다. 그래도 손목이 많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지금까지 늘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만 써왔네요. 7년 전 PC에서 맥으로 넘어오면서 더더욱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를 사용해 왔고요. 제가 느끼는 펜타그래프 방식의 가장 큰 단점은 누르는 맛이 없다는 것입니다. 조금만 눌러도 글을 쓸 수 있지만, 낮은 깊이감이 주는 어색함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군요. 바쁠 땐 나도 모르게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 낮은 키는 키를 강하게 누르게 되고 깊이가 낮다보니 이미 바닥에 닿아있는 키를 누르는 힘만큼의 부담이 손과 팔도 피곤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마겟돈 KMA-7C의 느낌.

근데 확실히 이 제품은 경쾌한 키감과 깊이 덕분에 상당히 재밌습니다. 정확히는 기계식 키보드의 장점이라고 해야겠네요. 일반 키보드와 펜타그패프 키보드가 줄 수 없는, 마치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타격감을 손가락으로 느끼는 기분이랄까요? 속이 후련하다는 느낌과 정확하게 느껴지는 손맛과 제대로 입력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손가락에 부담이 되지 않는 반발력과 손맛, 그리고 시원 시원한 소리가 주는 경쾌함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또 다른 장점은 자판에 불이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눈이 많이 안 좋은 상태라(시력 말고 눈 자체가 피로를 많이 느끼는 상황입니다) 새벽에 불을 끄고 모니터에 집중해서 작업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 저는 키보드 단축키를 제대로 누르지 못해서 작은 전등 하나를 켜 놓고 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간혹 잘 보이지 않아서 키보드 가까이 들여다 봐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부분이 해결 됐네요. 불이 들어오긴 전에는 제가 그렇게 불편하게 키보드를 사용하는 일이 있다는 것과, 그게 불편해서 결국 불을 켜고 작업하는 때가 많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FN + 위 아래 화살표 버튼”으로 키보드 불을 완전히 끄거나 3단계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좋은 점.

앞서 말씀드렸지만, 아들과 함께 리그오브 레전드를 하면서 키보드를 사게 된 건데, 펜타그래프 키보드는 기술 키인 Q, W, E, R 에 손이 제대로 가 있는지 자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얘는 높이와 키 사이의 공간, 그리고 키가 가지고 있는 입체감 때문에 손 위치를 내려다 보지 않고도 바로 위치시킬 수 있네요. 맞는 비교는 아니지만 아이폰의 가상 키보드와 물리 키보드를 치는 느낌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

위 사진은 제가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와 이번에 구매한 ‘아마겟돈 MKA-7C’ 입니다. 로지텍 키보드는 맥미니와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플 키보드는 당연히 아이맥에서 사용하고 있고요. 두 키보드는 영문과 자.모음이 대각선으로 프린트 되어있는데, KMA-7은 영문 옆에 인쇄되어있어서 상대적으로 인식이 빨리 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이미 자판을 거의 외우고 있고 손이 먼저 움직여서 글을 씁니다. 하지만 가끔은 봐야 할 때가 있잖아요. 자꾸 오타가 난다던지 할 때 라던지. 이럴 때 좀 인식이 좀 느려요. 그냥 봐도 좀 어색하거든요. 게다가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가 깔끔한 영문서체가 아닌 각지거나 약간 특이한 서체를 사용하고 있던데, 이것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것도 인식하는데 약간 어색함이 있네요.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될 것 같아요. ↓

마칩니다.

지금 걱정 되는 것은 손목이 다시 아프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손목 받침대를 하나 구매해서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하나 더 바라는 게 있다면 기계식 키보드는 모두 유선만 있던데, 블루투스나 무선 키보드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용기는 펜타그래프 방식만 십 수년을 사용하던 사람의 입장에서 본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입니다. 기계식 키보드 사용자들에게 ‘MKA-7C’ 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펜타그래프 방식은 무조건 기계식보다 나쁘다는 말도 아닙니다. 서로 장단점이 있어요. 다만 기계식을 처음 써 본 사람이 느낀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을 적은 것이니 참고용으로만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키보드도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브랜드와 키감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비교란 있을 수 없습니다. 저에게 요놈 꽤나 끌리는 물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