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4월

09

파이어폭스 20 출시와 모질라 프로젝트 15주년.

모질라 프로젝트(Mozilla project) 15주년.

모질라 프로젝트가 15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모질라 재단은 10년).

저는 파이어폭스를 2004년도에 출시된 버전 1 부터 썼습니다. 지금은 맥을 사용하면서 사파리가 주 브라우저지만 윈도우를 사용하던 2009년 까지는 주 브라우저로 파이어폭스를 쓰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참 욕 많이 먹었죠. 솔직히 왜 욕먹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더 나은 대안을 찾아 움직이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네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별나게 굴어” 라는 인식이 사람을 못살게 굽니다. 딱히 제가 그것을 사용한다고 다른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는 것이 아니고,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닌데도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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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전혀 인터넷과는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예쁜 불여우 아이콘에 반해서 한참을 넋놓고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왜 우리는 결과물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가?’ 라는, 저로서는 매우 벅찬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음;;). 물론 그 전에도 그런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실제로 그런 디자인을 보면서 겉돌고 지나치던 생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 했습니다.

넷스케이프가 익스플로러에 밀린 후 독주하는 브라우저 시장에 파이어폭스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브라우저 시장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 제품이 가는 방향에 무조건 맞춰가야 하는 독점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심각한 보안 버그마저 수정하지 않고 사용자들의 요구를 묵살 했었으니까요. 익스플로러를 열면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대안이 없으니 사용했어야 했습니다.

파이어폭스가 대안으로 나온 후 파이어폭스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가볍고 빨랐습니다. 당시에 한국 사이트는 익스플로러에만 지원되는 MS 전용 스크립트와 코드로 소위 ‘깨져 보이는 사이트’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심지어 넷스케이프에서 동작되는 스크립트, 익스플로러에서 동작되는 스크립트가 스크립트 서적에 따로 구별이 되었어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깨져보이는 사이트는 IE탭이라는 부가기능을 이용해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서 익스플로러 엔진으로 사이트를 랜더링 해서 봤습니다. 당시에 해외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면서 우리나라와 그들의 차이점을 느끼게 되었고, 표준의 중요성에 대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물론 욕 많이 먹었죠. 표준이 아무리 좋아도 익스플로러에서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이트들을 꼭 파이어폭스로 볼 필요가 있느냐 라는 말을 귀가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당시에 무분별한 플래시 사용에 대해서도 바른 사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이야기 했었는데, 이 역시 비아냥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플래시 플러그인은 다 설치하는 것이고, 그걸 설치하면 인터렉티브한 사이트를 볼 수 았는데 뭐가 그렇게 문제냐는 이야기를 들었었죠. (플래시 자체의 문제를 떠나서) ‘플래시를 쓰지 말자’가 아니라 ‘플래시를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자’는 말에도 그런 반응이었으니 파이어폭스가 가볍다 못해 깃털 같았거나 문제 있는 코드의 사이트들을 익스플로러 처럼 출력하더라도 주변 반응은 비슷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한국 사람들을 보면 너무 맹목적이고 보수적이고 배타적이고 집단주의적이라는 느낌입니다).

아이폰으로 인해 플래시의 문제점도 많이 알려지고, 사용도 줄어들었지만 데스크탑에서는 여전히 익스플로러가 중점입니다(익스플로러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 번 간단히 다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파이어폭스는 비영리 프로젝트

파이어폭스는 비영리 재단의 프로젝트에 의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지금까지 파이어폭스가 그래왔던 것처럼 파이어폭스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MS가 그랬듯 요즘은 구글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편법으로 개인의 정보를 가져가고, 크롬에서만 동작되는 기술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표준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애플 사파리, 구글 크롬, MS 익스플로러, 오페라소프트웨어 오페라는 모두 기업이 만들고 있는 브라우저 입니다. 어느정도 기업의 의도가 반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W3C의 html5 명세가 몇 년째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도 기업들의 이해관계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모질라의 파이어폭스입니다. 이익과 관계 없이 배포되는 비영리 브라우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리이센스의 문제로 H.264 같은 뛰어난 성능의 코덱보다 WebM을 밀어주기도 했죠. 비영리 재단에게 라이센스 비용은 부담이 되니까요 (표면적으로는 오픈소스에 대한 지지였지만). 웹에서 사용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무료 라이센스로 정책이 바뀌고 H.264가 표준을 채택이 되었지만 비영리 프로젝트라도 이해관계에 놓이게 되면 이런 움직임을 보일 수 밖에 없으니 기업의 입장이라면 자신들의 이익을 더 대변할 수 있는 것들을 관철시키려 할 수 밖에요.

덕분에 파이어폭스는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위에서 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중립적으로 표준에 대해 지지를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합니다.

크롬이 빠르다고 하지만 파이어폭스와 비교해 크게 빠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부가기능을 설치하면 결국 거기서 거기가 되니까요. 굳이 속도만으로 따지면 사파리가 가장 빠른 렌더링을 보여줍니다.(때가 되면 또 더 빠른 렌더링을 자랑하는 버전의 다른 브라우저가 나오겠지만).

특히 크롬의 경우에는 빠져나가는 개인정보들이 너무 많아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크롬에서는 엔터를 누르지 않고 검색어만 입력해도 정보가 구글에게 전달됩니다. 크롬을 사용하지 않게 된 첫번째 이유는 백그라운드에서 업데이터가 상주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지만 (옵션도 없었죠. 그냥 사용자에게 묻지도 않고 무조건 메모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갈수록 크롬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게 하더군요. 사용자들은 얼마나 빠르다고 체감을 할까요? 부가기능은 파이어폭스에서 먼저 시작했기때문에 필요한 기능은 파이어폭스에도 다 있고, 개인적인 성향으로는 네이티브앱을 선호하다보니 브라우저에서 부가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작용을 했습니다. 크롬은 저에게 프로젝트 확인 용도 외에는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맥을 사용하는 동안은 사파리가 주력 브라우저가 될 것이고, 윈도우에서는 파이어폭스를 주력 브라우저로 사용할 것입니다. 이제 파이어폭스 OS도 나왔고, 오픈된 웹을 위해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들의 사명이 “웹에서의 개방과 혁신, 기회를 향상시키는 일” 인 것처럼 비영리로서, 많은 자원봉사자와 사용자들의 참여로 발전하고 만들어지고 있으니까요.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파이어폭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브라우저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아직도 ‘브라우저=익스플로러’ 라는 공식이 성립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웹은 변하고 있는데 기업이 제공하는 딱딱한 이미지와 플러그인, 텍스트를 받아들여야만하며, 단조로운 BBS가 사용자의 가장 적극적인 참여방식일지도 모릅니다.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적어도 파이어폭스의 등장은 브라우저를 넘어 웹과 그 표준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늦어질 수 도 있었던 사용자 위주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유와 협력의 환경이 빨라졌을 것이라 생각 해봅니다.

지난 주 파이어폭스 버전 20의 출시와 모질라 프로젝트 15주년을 맞아 파이어폭스를 지금까지 써온 사람으로서 잠시 뒤돌아 보았습니다.

덧 : 구글이 웹킷(Webkit) 엔진을 버리고 자체 엔진인 블링크(Blink)로 크롬 브라우저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가 있었는데 솔직히 요즘은 걱정이 앞섭니다. 구글을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서 구글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웹킷 엔진을 버리는 이유가 딱히 진실성있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상적으로 잡혀가고 있는 환경이 다시 혼란스럽게 변할까 많은 걱정이 들 정도로 구글이 변하고 있네요.

내심 구글이 아무리 망가져도 네이버만 하겠냐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조금씩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모질라의 15가지 주요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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