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7월

14

핏빗 차지2(fitbit charge 2) 밴드 무상교체 서비스와 기업 문화.

fitbit charge2 band

핏빗 차지 2를 약 8개월 정도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제 수면의 질과 운동량, 운동할 때 심박수를 체크할 수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등의 운동들은 일정시간 이상 하게 되면 기기에서 자동으로 체크하고 저장하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사실 꼭 없어도 되지만 유산소 운동에서 현재 심박수는 중요하기 때문에 있는 게 좋긴 하죠. 다만 심박수가 스트라바 같은 앱과 실시간 연동되지 않아서 다른 기기로 바꾸거나 함께 사용할까 고민중입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팔을 들어 심박수를 확인 한다는 게 정말 위험하고 불편한 일이거든요.

어쨌든… 8개월 정도 사용했는데 밴드가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차지 2는 밴드 교채가 가능합니다). 제품의 무상수리기간은 1년이고 밴드는 옵션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안 될 것 같았지만 핏빗에 연락을 해봤습니다.

영수증 사진이나 구매한 쇼핑몰 구매내역 캡쳐, 그리고 문제가 발생한 밴드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해서 이메일로 보내줬더니 밴드는 서비스 제품이지만 새 밴드를 보내주겠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한국에는 재고가 떨어져서 미국 본사에서 배송할 것이고 1주일 정도 걸릴 것 같다는 내용과 함께요. 메일에 요청사항이 있어서 답변을 보내면서 다른색 밴드를 요청했는데, 일주일 후에 원하는 밴드를 페덱스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밴드하나 교체하는 게 뭐 그렇게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무상수리에 해당하는 부품이 아니였다는 점, 국내에 재고가 없었다는 것과 즉시로 본사에서 발송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준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해외배송의 경우에는 직구를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 비용이 상당하거든요. 이건 제가 계산하기에도 손해되는 서비스가 맞습니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것에 대한 신뢰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에도 건강관리 기기를 산다면 더 나은 경쟁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핏빗 제품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아는 분과 이야기 하다가 우연히 차지 2 밴드를 무상교체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삼성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삼성, 엘지 제품을 아주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안티 성향 있으신 분 아니에요). 삼성 뿐 아니라, 이렇게 배보다 배꼽이 커질 것 같은 상황에서 제대로 응대할만한 업체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무상수리에 해당하는 제품도 상당히 생색 내면서 해주는 걸 몇 번 경험하면서 쓴 웃음이 난 적도 있었던 저로서는 그 말씀이 와닿더군요.

얼마 전에 제가 자주 보는 자전거 커뮤니티에서 24년 전에 구매한 일본 자전거에서 용접방법에 결함이 발견되어 2015년에 일본 직원이 직접 자전거를 가져와 바꿔주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무려 24년 전 고객의 데이터를, 그것도 자국이 아닌 외국에 팔았던 제품의 문제를 찾아내어 리콜을 하는 일본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리콜, 그마저도 고객을 속이거나 제대로 하지 않는 거짓 리콜을 보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폰 팔 때는 간 쓸게 다 빼주죠. 어느 나라에서도 자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외국보다 비싸게 팔리고 내부 부품이 다른 경우는 없습니다. 그래도 재벌기업 재벌기업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감싸줄 걸 감싸줘야죠.

10년 전 미즈노 물안경을 수리 받으러 갔는데 오래 되어서 동일 부품이 없다고 자기 회사 제품을 오래 사용했다고 새 제품으로 무상교환 해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사람들도 오래된 핸드폰이나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벽돌이다, 골동품이다 놀리거나 바꾸라고 강요하기도 하는 문화에서 과연 기업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오히려 기업편 드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오래된 제품 가지고 진상을 부린다고 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고요.

독일 라이카 카메라 회사는 100년 전 부품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자기들의 제품을 산 고객에게 오래된 카메라라도 수리를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디지털 제품은 제품의 특성상 이렇게 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사용자를 대하는 자세는 그 뿌리가 내려져있지 않다면 지금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겉으로는 ‘사랑합니다. 고객님’ 하며 온갖 서비스를 해주는 것 처럼, 정성을 다 하는 것처럼 하더라도 숨기기에 급급하고 고객을 협박하기도 하는 기업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런 기업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그런 기업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올바른 문화가 뿌리를 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얼마나 오래 걸리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