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1월

18

한국의 인터넷, 결국 기업들이 망치고 있다.

여기 나오는 이야기는 따지고 들면 얼굴에 던져주면서 “옛다” 하고 보여줄 근거있는 그래프나 수치가 있지는 않습니다. 여러?웹 프로젝트 경험에서 본 기업들의 행태와, 변하지 않는 고질적인 문화나 근성에 대한 개인적인 성토의 글입니다.

대체 가능한 장비. 사람.

한 5, 6년 정도 전으로만 돌아가보면 업체가 프리랜서에게 작업할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데스크탑 PC, 모니터 등. 몇 년 전부터 프리랜서에게 작업할 장비를 가지고 오라고 하는 환경으로 변했더군요. 6개월 이상의 긴 프로젝트도 있지만 보통은 2개월 에서 4, 5개월 정도의 프로젝트가 대부분인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장비를 들고 들어가서, 프로젝트가 끝날 때 다시 가지고 나옵니다. 프로젝트가 없는 사람들은 택시든, 택배든, 자가용이든 다시 집으로 들고 날라야죠.

인력이 넘치는 상황이 되어서 그런가 봅니다. 웹 디자이너들은 하도 많아서 한 달 월급 수준도 안되는 비용을 받기도 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삼성동은 발에 치이는 돌 빼고는 다 웹 디자이너” 라는 말도 있었지만 지금보다는 열악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프리랜서를 하던 때에는 좋은 장비를 못줘서 죄송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좋은 시절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인터넷 관련으로 프로젝트를 하려면 업체에서 장비를 줘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후에 말하겠지만 업체들은 자신들만의 말도 안되는 보안 정책으로 별 별 프로그램을 다 설치합니다. 네트워크 카드도 보안팀에 등록해야 하고, USB 메모리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업자가 손에 익고 편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업체가 지정한 툴만 사용해야 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그런 작업환경은 작업자가 맞추는게 아닙니다. 그런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업체에서 제공하고 작업자는 작업에 전념하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90년대 말에 IT관련 산업들을 육성한다고 정부에서 많은 재정을 지원했습니다. 많은 인력들이 쏟아져 나왔고, 정부에서는 인력을 훌륭하게 양성해냈죠. (?)
그게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무슨 양성을 한다고 하면 재정 지원을 하면 끝입니다. 장기적으로 계획을 잡고 발전시켜야 할 지원 계획이 없습니다. 물론 있기야 하겠지만, 얼마만에 얼마 인력 배출, 얼마만큼의 효과 기대 등의 문서 수준입니다.

양성을 한다는 것은 기업들이 그에 관련 된 것들에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진출하고, 몰입하게 할 수 있는 환경, 거기에 필요한 인력에 대한 업체들의 요구와 오랜 의논 기간을 거친 장기적 계획 등,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알맞은 토양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원이라고 하면 돈만 넣으면 되는 줄 알고, 그걸 숫자로 뽑아서 보고하면 끝인 줄 아니 눈 먼 돈에 좀비 같은 업체들이 덤벼들고, 나중에 보면 무늬만 양성이 되어있는 것이죠.

장비를 가지고 가려고 해도 일자리가 없는 지금의 현실은 그런 자랑스러운 육성 방식에서 나오기도 했음을 정부가 시인해야 합니다. .. 이 따위 대한민국 정부와 공무원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꿈과 같은 것이지만.

어떻게 국가가 양성이라는 것을 인스턴트 처럼 금방 만들어 내어 실적 발표 위주로 할 수 있는지 정말 의아합니다.

계약서에 서명은 했는데 진행하다가 자기들 맘에 안 들면 나가라고 합니다. 본인이 있는데 “저 사람 자르시죠?” 라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사람이 많아지니 아무나 주워서 써도 되고, 원하면 언제든지 대체할 수 있으니 부려 먹기 쉬운 환경이 결국 발전 없이 반복되는 페이지와, 포장된 사이트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그 부작용이 드러난 신자유주의는 기업과 소수를 위한 것이지, 결코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경제를 위해 사람이 대체품이 되고 희생되는 사회는 사람 중심의 사회가 아니니까요.

보안 같지 않은 보안.

usb_memory_che

보안을 위해 설치하는 프로그램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DRM을 해제 하여야 볼 수 있는 파일은 수정을 요구하고 받아 보고 열려면 한 글자를 고쳐도 한, 두 시간 날려 먹는 것은 예사입니다.
외부에서 파일을 보고 싶어도 특정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되어있지 않으면 열어볼 방법도 없어 외부에서 작업을 하거나, 작업 계획을 세우지도 못합니다.
USB 메모리 꽂으면 PC나 메모리 둘 중 하나는 포맷 되니 데이터 유출은 걱정 붙들어 매세요.
제대로 메시지도 전달되지 않고, 파일도 오고 가지 못하는 전용 메신저만 사용하게 하면 보안인가요?

보안 필요하죠. 회사의 노하우나 핵심 기술 등 반드시 유출되지 않도록 막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유출되면 회사의 존폐가 갈리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사이트 하나 만드는 데에 온갖 보안 툴 설치하고, 외부에서 확인도 못하는 게 보안은 아닙니다. ?사이트 그리드 그려져 있는 파워포인트 문서가 그리 중요한 보안인가요? html 파일 하나 검수 하려면 보안 때문에 너무나 느려 터진 내부 서버 때문에 1, 2 분 걸려야 열리는게 보안인가요?

보안 때문에 프로젝트 끝나면 사이트는 어떻게 오픈 하나요? 몰래 VIP 고객들에게만 백도어 알려주고 들어오라고 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해야 할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 게 보안입니다. 전사적으로 모든 것을 막는다고 회사의 보안이 유지되고, 회사의 기밀이 유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고 쓸 데 없는 곳에 다 암호 걸고 작업흐름 끊고, 능률은 최저로 만드는 것이 보안이라는 이름의 비능률 입니다.

몇 번을 말했지만 외부에서 지메일로 로그인하고 업무를 보고 답장을 쓰는 구글은 망했어야죠.

다 틀어 막는다고, 나중에 오픈 할 서비스 프로젝트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메뉴명 변경해가면서 안에서 업무를 진행하기 힘든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가 의심스럽네요.

그렇게 철저한 보안 아래에서 오픈 되는 대단한 사이트는 “국문 리뉴얼 사이트”입니다.
심지어 내부에서 사용하는 사이트 만드는 데에도 이런 짓거리들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농협도 북한이 해킹하고, 인수위 컴퓨터도 북한이 해킹하는, 그야말로 적화통일이 되지 않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인 보안 수준이나 어떻게 좀 잘 해보던지요. (이젠 또 적화통일이라고 했다고 빨갱이라고 하겠네요.)
화장실도 카드로 태깅해야 출입이 가능하고, 건물 안으로 한 발짝 들여놨다가 바로 뒤로 발을 빼도 컴퓨터 장비는 포맷 등..
전 직원이 회사의 기밀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건물 전체, 회사 전체 중 필요한 곳에 진짜 보안이나 잘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사님, 전무님, 상무님 사이트.

프로젝트 하나 시작하면 적으면 몇 천에서 몇 억 정도 비용이 들어갑니다. 회사에서 이런 비용을 들여서 사이트를 오픈하거나 리뉴얼하고,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 이유가 돈이 남아돌아서 가 아닙니다.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있지만, 그 비용을 들여서 회사의 신뢰, 이미지 재고, 고객 서비스 등 보이지 않는 잠재적 수익 창출용 사이트도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저희 전무님은 노트북을 사용하시니까”, “저희 상무님은 **색을 좋아하셔서”, “이사님이 맘에 안든데요” 등 프로젝트의 진행 방향이나 사용성, 폰트의 가독성이나 색상이 임직원이 좋아하는 사이트로 변질됩니다.

사이트를 전무님, 상무님께 헌납하려고 몇 억들여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나요? 심지어 임직원이 아니라 실무자 선에서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합니다. 프로젝트 마감을 앞두고 ‘위’에서 한 마디 떨어지면 구성이 바뀌고, 구조가 바뀝니다. 종종 프로젝트에서 고객이란,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아니라, 바로 “윗 분들” 입니다.

이것도 모자라서 “우리 부서의 이런 것들이 메인에 노출되어야 해요” 라면서 부서 간에 힘 싸움도 합니다.
그 내용이 정말 사용자들이 봐야 할 내용은 의미가 없습니다. 메인에 자신들 부서의 내용이 나온다는 것은 자신들의 입김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니까요.

… 모두 다.. 지랄 들을 해요.

난 오직 한 놈만 패.

맥으로 작업하는 것이 편해서, 랩탑이 이동 수단으로 편해서, 태블릿으로 확인하는 게 편해서 그것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검수를 하고 검색을 하고 작업을 할 수 있으면 .. 좋겠어요.
윈도우 전용 보안 툴, 내부 포맷 파일로 인해 다른 기기는 감히 접근도 못합니다. 밖에선 접근도 못합니다.

그래도 좋아졌습니다. 기업 내부에서만 볼 페이지를 자신들이 만드는 기기 중 딱 하나의 기기에만 맞게 최적화 해서 만들면 됩니다.. 다른 모바일 기기로는 내부 직원들이 볼 수 있는 환경은 사치인가요?

프로젝트 인력 등록을 하려면 익스플로러 외에는 불가능합니다.?강제적으로 아이핀을 신청해서 아이핀으로 등록해야 하는 국가 갈라파고스 서비스 활용도 잊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제품은 세계적이라고 하고, 사과를 눌렀네, 과일주스를 만들었네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제품 만드는 회사가 그러면 못써요.

MS도 맥북 들고 회의하고, 미팅도 하고 하잖아요. 그 제품을 쓸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어떤 제품을 가지고 있어도 업무를 볼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도대체 우리나라가 얼마나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제품을 만들길래 이렇게 꽉꽉 틀어 막혔는지 모르겠습니다. 점유율 높으면 좋은 제품인가요? 점유율 높은 제품이지? 그렇게 따지면 하이얼은 세계를 휩쓸었는데?

업무를 보는 사람의 개성과 편의는 개 무시하는, 아니 사실 다들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을 나쁘게 보거나 이상하게 보는 우리의 문화가 이상한 거겠죠.

웹 표준에 크로스 브라우징으로 글로벌 사이트 리뉴얼 하는 프로젝트에서 필수 지원 브라우저에 익스플로러 6이 들어있습니다. 개발이 붙으면 표준이랑 먼 코드가 나옵니다.
몇 년 전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더 구시렁댈 이야기도 있고, 원래 하려 던 이야기에서 벗어나기도 했는데 귀찮아서 이만 줄입니다.?뭐.. 다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꺼내어 보죠. 그냥 짜증 나서 끄적거려 봤습니다.

비슷한 글로 “지긋지긋한 한국형 개발 좀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적은 적도 있지만.. 왜 환경이 바뀌지 않는건지 답답합니다.